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 지자체 “예산 부족, 인력 부족…책임지기 어려워” (25.05.23 라이프인)

▲ 숲과나눔, 사랑의열매,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프로젝트로 '지자체 종이팩 자원순환 활성화 방안' 정책 포럼을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B에서 개최했다. ⓒ라이프인
▲ 숲과나눔, 사랑의열매,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프로젝트로 ‘지자체 종이팩 자원순환 활성화 방안’ 정책 포럼을 22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B에서 개최했다. ⓒ라이프인

(재)숲과나눔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가 공동 주최한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 포럼이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B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종이팩 자원순환 문제 해결을 위한 연속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참여했다.

포럼에서는 종이팩 자원순환 모델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경기 시흥시, 서울시 서초구, 전북 전주시 등 지자체의 사업 성과가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각 지역의 추진 사례를 통해 종이팩 분리배출과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경기 시흥시의 지역공동체 ‘댓골마을학교’는 ‘시흥시 공동주택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의 추진 과정과 성과를 소개하며 실질적인 시민 참여와 지역 기반의 자원순환 활성화 사례를 공유했다.
 

▲ 민정례 댓골마을학교 대표. ⓒ라이프인
▲ 민정례 댓골마을학교 대표. ⓒ라이프인

댓골마을학교는 시민활동가를 모집해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시범사업 참여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공동주택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거절당했으나 결국 주택관리공단 능곡관리센터가 관리하는 아파트 단지 6곳(시흥 능곡 휴먼시아 2·5·6·7·9·13단지)을 섭외하고 이곳에 종이팩(일반팩, 멸균팩) 전용 분리배출함을 설치했다. 아파트 단지를 순회하며 현장 실태를 파악하고, 경비원 간담회를 12차례 개최해 경비원들에게 주민 대상 사업 안내 협력을 요청했다.

또한, 댓골마을학교는 올바른 종이팩 분리배출에 대한 예시 실물과 안내문을 분리배출장과 엘리베이터 앞에 부착하고, 주말에는 종이팩 5개를 직접 가져오면 재생휴지 1개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러한 과정이 지속되면서 종이팩 분리배출의 양과 질은 점차 좋아졌다. 아파트 6개 단지(약 2,950세대)로부터 수거한 종이팩 분리배출량은 2025년 3월에는 243.59kg, 4월에는 255.14kg에 육박했다. 

민정례 댓골마을학교 대표는 시범사업 진행과정 중 가장 큰 어려움으로 공동주택 섭외를 꼽았다. 그는 사업 운영 초창기에 주민참여 인식확산을 위해선 무인수거기계 운영 보다는 활동을 시연 및 홍보할 수 있는 시민활동가 참여가 더 훨씬 유용하며 그 역할을 노인 일자리로 만들면 좋겠다고 제언했다. 

댓골마을학교는 종이팩 분리배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시의원을 직접 찾아다니며 관련 조례 제정을 요구했으며, 현재 해당 조례는 초안 마련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연정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실장은 댓골마을학교가 수행한 시흥시 공동주택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분석하고, 시민 참여 기반의 자원순환 모델 구축의 중요성과 시사점을 강조했다.
 

▲ 배연정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실장의 발표 자료. 시흥시 지역공동체 '댓골마을학교'가 참여한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의 종이팩의 월 평균 회수량(88.7g).
▲ 배연정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실장의 발표 자료. 시흥시 지역공동체 ‘댓골마을학교’가 참여한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의 종이팩의 월 평균 회수량(88.7g).
▲ 배연정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실장의 발표 자료. 2023년 기준 전국 의무관리단지 18,500단지에 종이팩 분리배출 수거함 보급률을 98%로 가정했을 때의 월 회수량 목표치로 100g를 제시한다. 
▲ 배연정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실장의 발표 자료. 2023년 기준 전국 의무관리단지 18,500단지에 종이팩 분리배출 수거함 보급률을 98%로 가정했을 때의 월 회수량 목표치로 100g를 제시한다. 

시흥 능곡 휴먼시아 6개 단지에서는 올해 3월과 4월 두 달간 세대당 월 평균 회수량은 88.7g의 종이팩이 회수됐다.(일반팩, 멸균팩 등을 아우른 종이팩 무게는 대략 200㎖는 10g, 1ℓ는 30g 정도다.) 현재(’23년 기준) 전국 의무관리단지 18,500단지 중 33%가 종이팩 전용 수거함을 설치·운영해 회수한 월 평균량(추정치)은 세대별 35g, 여기에 종이팩 전용수거함 보급률을 65%로 가정하면 회수량은 60g, 98%로 가정하면 회수량은 100g이 된다.

즉, 이번 시범사업으로 종이팩을 분리배출한 시흥 능곡 휴먼시아 6개 단지의 종이팩 월 회수량인 세대 당 88.7g은 전국 의무관리단지가 종이팩전용 수거함 98% 설치 목표치와 11.3g 차이로 매우 근접했다는 것.

배 실장은 “(이번 시흥시 시범사업은)내가 생각했던 (종이팩 분리배출)최종 목표치에 거의 도달했을 정도로 깜짝 놀랄 성과를 보여줬다”면서 “시흥시 사례를 참고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자체에 배포하면 종이팩 회수력이 더 강화되지 않을까”라고 시흥시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북 전주시 시범사업에서는 (사)한국멸균팩협회의 사업비 지원으로 아파트 단지 169곳(총 96,686세대)에 종이팩 분리배출 수거함 830개가 설치됐으며, 월 평균 회수량은 약 12톤이다. 
 

▲ 강재원 사람과환경 대표. ⓒ라이프인
▲ 강재원 사람과환경 대표. ⓒ라이프인

시범사업에 회수·선별업체로 참여한 사람과환경의 강재원 대표는 지자체가 예산 부족을 논하면서 종이팩 재활용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을 비판했다. 강 대표는 종이팩 재활용 문제를 생산자 연합이나 수거업체들이 직접 해결하면서 발생한 금액(종이팩 수집·운반·회수에 따른 차량비·인건비 등)은 1억 원 이상이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종이팩 분리수거함 설치가 능사가 아니라며 지자체 등 정부가 이를 책임지지 않으면 종이팩 재활용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서울시 서초구는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프로젝트로부터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받아들여 래미안원베일리, 아크로리버파크, 서초그랑자이 등 아파트 단지 3곳, 총 6,048세대에 (’25년 5월 21일 기준)종이팩 분리배출 수거함 46개를 설치했으며, ’25년 5월 말엔 20여개 단지 약 1만 세대에 수거함 100개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정규환 서울시 재활용기획팀 팀장은 “서울시 전체 재활용을 담당하는 사람이 우리 팀원 7명”이라며 업무인력 부족을 애로사항으로 밝히며,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대부분의 일을 우리가 한다기보다는 활동가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만들어졌고 우리는 거기에 숟가락 하나 얹었다”며 시범사업 진행에 시민의 참여가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소라 노원구의원은 폐기물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정책과 현실적인 예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노원구도 종이팩 분리배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5년 5월 23일 이새벽 기자

출처: 라이프인 (https://www.lifein.news/news/articleView.html?idxno=18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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