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열매 종이팩 정책포럼#11 <지자체 주도의 종이팩 자원순환 활성화 방안>

(재)숲과나눔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11차 정책포럼이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B에서 열렸습니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2기 사업의 주요 내용은 지자체별 여건을 고려한 시범사업으로 서울 서초구, 중구, 시흥시, 전북 전주시에서 수행하고 있는데요. 이번 포럼에서는 서울 서초구와 시흥의 시범사업 중간성과를 공유하고, 타 지자체 확산을 위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종이팩 자원순환 논의의 장으로 자리잡은 컬렉티브 정책포럼인만큼 이번 포럼에도 종이팩 자원순환 사업에 관심 있는 지자체 담당자, 기관, 마을공동체 등 많은 분들이 참석했습니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종이팩 자원순환 시스템을 위한 시흥시의 재도전

[발제1] 시흥시 공동주택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 민관 거버넌스 구축과 성공 요인 – 민정례 (시흥시 댓골마을학교 대표)

첫번째 발제로 시흥시에서 진행 중인 시범사업에 대해 사업 담당자인 민정례 댓골마을학교 대표가 발표했습니다. 시흥 시범사업은 민관 거버넌스 강화를 토대로 한 실질적인 시민 참여 기반 자원순환 모델 구축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경기환경운동연합, 시흥 댓골마을학교가 주축이 되어 시흥시, 도시공사, 주택관리공단과 민관 거버넌스를 구축했습니다. 사실 시흥에서도 과거 두어차례의 종이팩 자원순환 시범사업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두 일회성에 가깝게 끝났기 때문에 이번에는 참여주체 모두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한 체계로 구축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개선점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첫째, 분리배출함만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 홍보, 분리배출 모니터링 및 기록 등을 담당할 시민활동가를 모집했습니다. 시민활동가의 역할은 공동주택 경비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거함에 배출된 종이팩 이물질 제거 등 정리, 분리배출함 설치 및 배출방법 안내, 각종 이벤트 등 홍보, 기록 등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적극적인 시민활동가 덕분에 배출되는 종이팩의 양 뿐 아니라 질도 향상되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분리배출함 설치 후 모인 종이팩의 양은 3월 243kg, 4월 255kg입니다.

민정례 대표는 시범사업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참여 공동주택 단지 섭외를 꼽았는데 시작 당시 100개가 넘는 공동주택에 참여 요청 공문, 별도 연락 등을 했음에도 막바지 겨우 현재 참여하고 잇는 주택관리공단 능곡관리센터가 관리하는 6개 아파트 단지에서만 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최근 많은 지자체들이 분리배출 무인수거기를 설치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필요하지만, 시범사업 결과 담당활동가의 지속적인 관리와 홍보가 주민 참여를 이끄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추가로 어르신 일자리와의 연계를 통한 담당자 배정, 학교와의 연계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범사업 중 종이팩 분리배출 제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시의원을 직접 찾아다니며 조례 제정을 요청한 결과 조례안이 만들어졌고, 6월 시의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는 성과도 공유하며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고질적인 서울시 종이팩 재활용률 저하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

[발제 2] 서울시 서초구 공동주택 종이팩 분리배출 시범사업: 종이팩 및 재활용품 일괄 수거방식 도입 – 정규환 (서울시 재활용기획팀 팀장)

두 번째 발제는 서울시 종이팩 자원순환을 담당하고 있는 재활용기획팀의 정규환 팀장이 이어갔습니다. 정규환 팀장은 본인이 상당 기간 청소 업무를 담당했던 본인의 경험과 서울시에서도 여러 차례 시범사업 등 시도했지만 종이팩은 타 품목보다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어렵다고 언급하며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의 주요 실패 원인으로 공동주택과 민간 수거업체 간의 이해관계와 재활용품 판매가 공동주택의 수익원 중 하나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종이팩 분리배출 및 회수를 하려면 종이팩을 분리회수하지 않거나 계획이 없는 기존 업체를 변경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원활하지 않은 점입니다. 그러나 최근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서초구에서의 시범사업은 서초구 공동주택에 분리배출함을 설치할 뿐 아니라 종이팩을 분리해서 회수하는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사업을 통해 예상하는 연간 종이팩 수거량은 약 100톤 가량입니다. 다만 일반팩과 멸균팩의 선별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필요한 인건비 혹은 선별기계 설치비와 현재의 기술적 한계 등 다른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추가 설명했습니다. 이제까지는 종이팩 자원순환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와 마을공동체, 주민들의 노력 덕분에 이런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행정의 꾸준한 지원, 공공 설비의 확충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범사업은 민간과 행정이 협력한 의미 있는 사례이며, 제도적 확산을 위해 지속적인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발제를 마무리했습니다.


[토론 1] 배연정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실장)

첫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선 배연정 실장은 본인이 최근 수행한 종이팩 재활용시스템 개선 연구 결과에 비교했을 때 시흥시 시범사업은 해당 연구에서 장기 목표로 제시한 종이팩 수거량에 근접한 상당히 우수한 성과임을 강조하며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연구자인 자신도 예상치 못했던 결실로 시흥시 시범사업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대가 된다면 종이팩 자원순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공동주택 외 카페, 요양원, 학교 등 다양한 배출원에서의 회수량 역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배출원별 특성을 고려한 종이팩 자원순환 체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배연정 실장은 시흥시 사례를 기반으로 전국 지자체에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제도화를 통해 회수 체계를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며 토론을 마무리했습니다.

[토론 2] 강재원 (사람과환경 대표 / 전주시 시범사업 회수선별 업체)

두 번째 토론자로 전주시 회수선별 업체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강재원 대표가 참여했습니다. 강재원 대표는 2023년부터 전주시, 한국멸균팩협회,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함께 사람과환경도 참여해 수행한 시범사업의 개요와 성과, 한계를 토대로 토론했습니다. 해당 사업은 목표 회수량 333톤을 설정하고 160개 단지에 83개의 수거함을 설치했으나 결과적으로 목표치의 절반 정도만 수거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이유로는 예산 부족과 관련 조례 부족 등을 들었고, 이제까지처럼 분리배출함만 설치한다면 지속가능한 종이팩 자원순환 시스템은 구축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발제, 토론자와 같이 일회성이 아닌 장기간의 담당인력 인건비, 운영비의 예산 지원이 꼭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했습니다.

[토론 3] 조금주 (시흥시민 / 종이팩 자원순환 활동가)

시흥시 주민이자 현재 시범사업에 자원순환 활동가로 참여하고 있는 조금주 씨도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조금주 활동가는 2025년 1월, 시흥시 능곡동 LH아파트 6개 단지에 종이팩 전용 배출함이 설치되면서 본격적인 분리배출 활동이 시작됐으나,. 설치 이전에도 시민들은 종이팩이 폐지와 섞여 수거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비우고 헹궈 배출해 왔다며 주민들이 숨겨진 실천을 언급하며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배출 이후 재활용 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지속됐고, “정말 재활용이 되느냐”는 질문을 계속 할 정도로 자원순환 시스템에 불신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3월 본 시범사업이 시작되자 종이팩 분리배출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멸균팩처럼 처리 과정이 번거로운 품목의 분리배출도 활발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종이팩 분리배출의 핵심 문제는 시민의식 부족이 아니라, 체계적인 수거 시스템의 부재였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민들은 이미 실천하고 있었으며, 시흥시의 공공 수거는 이러한 실천에 대한 제도적 응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했습니다.

[토론 4] 김소라 (노원구의원)

마지막 토론자로 종이팩 뿐 아니라 자원순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노원구의 김소라 의원이 참여했습니다. 김소라 의원은 자원순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쓰레기 집하장을 직접 방문해 모니터링하고, 청소차를 따라다니며 폐기물 행정을 현장에서 확인했다는 점을 통해 의정활동의 진정성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담당지역구인 노원구에서도 종이팩 분리배출을 현실적인 한계로 아직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와 실무 간의 괴리가 존재함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모든 폐기물을 ‘자원’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며, 폐기물 정책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와 의식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접근이 정책 설계와 시민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습니다.

지정토론에 이어 청중과의 질의응답이 포함된 자유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자유토론은 숲과나눔의 장재연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이끌었습니다. 지자체별 특성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종이팩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을 주제로 한 자유토론에는 유사한 사업을 하고 있는 단체 활동가, 회수업체 담당자 등이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의견과 질문으로 본인들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개선점으로 지자체 예산 부족, 조례 등의 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지자체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중앙정부의 지원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장재연 이사장은 ‘그 동안 자원봉사 위주의 종이팩 자원순환 노력이 다각적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며 성과를 낸 컬렉티브의 힘으로 어려운 종이팩 자원순환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남았으므로 지속적인 추진을 위한 구심점, 예산, 조직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포럼을 마무리했습니다.

글 |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희 부소장
사진 | 숲과나눔 안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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