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팩 재활용 늘리려면?” 시민이 정부에 보내는 다섯 가지 제안 (조선일보 24.06.21)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
‘종이팩 자원순환: 협력과 연대’

국내 종이팩 재활용률은 14%다. 1년 동안 배출되는 종이팩 양이 약 7만5000t인데, 이 중 1만t 정도만 재활용이 되고 있다. 스웨덴(80%), 대만(70%), 미국(60%) 등 해외 국가와 비교해도 국내 종이팩 재활용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시민들이 종이팩 재활용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정책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20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는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프로젝트의 아홉 번째 정책포럼 ‘종이팩 자원순환: 협력과 연대’가 개최됐다.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프로젝트의 아홉 번째 정책포럼 ‘종이팩 자원순환: 협력과 연대’가 개최됐다. /최지은 기자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프로젝트의 아홉 번째 정책포럼 ‘종이팩 자원순환: 협력과 연대’가 개최됐다. /최지은 기자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는 숲과나눔이 종이팩 재활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지난 7월 시작한 프로젝트다. 숲과나눔은 지난 10개월 동안 6개 시민 조직과 함께 ▲종이팩 수거량을 늘리기 위한 ‘회수모델 실험’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하는 ‘정책포럼’ ▲시민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포럼은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종이팩 재활용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종이팩’에 관심있는 시민과 기업 관계자 160여 명이 포럼 현장을 찾았다. 광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석자들은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위해 질문과 토론을 이어갔다.  

이지현 숲과나눔 사무처장은 그동안 논의를 통해 도출한 다섯 가지 정책안을 발표했다. ▲환경부 종이팩 별도 수거품목 지정 ▲종이팩 재활용 인정 범위 확대 ▲지자체 종이팩 수거 의무 강화 ▲종이팩 재활용 제품 시장 활성화 ▲종이팩 분리배출 홍보와 인식 개선 등이다.

지정토론에 참여한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종이팩은 종이로 된 용기인데, 기존의 회수체계에서는 ‘용기’라는 특성보다 ‘종이’라는 특성이 더 강조됐다”며 “분리배출 지침에서도 종이팩은 종이의 한 종류로 분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이팩은 ‘용기류’로 분류돼야 선별이 쉬워진다”며 “상위법률에서 이를 명확히 규정해 종이팩이 보편적 회수체계 안에서 하나의 용기로 처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멸균팩 제작 업체인 테트라팩코리아의 김광진 이사는 “종이팩을 재활용해 플라스틱 펠릿, 판넬, 우유 상자, 타일까지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며 “강도나 내구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이팩이 플라스틱 대체제로 각광받고 있고, 앞으로 활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재활용 인정 범위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법에서는 종이팩 재활용 범위를 화장지, 완충재, 종이박스 등 종이류로 제한하고 있다.

지난 10개월 동안 시민들이 진행한 종이팩 회수모델 실험 성과도 공유됐다. 실험은 ▲학교 ▲카페 ▲아파트 ▲마을 단위로 진행됐다.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은 서울 서대문구에서 마을형 실험을 추진했다. 서대문시니어클럽 등 7개 기관, 가게 26곳과 협력해 종이팩 수거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시민 자원봉사를 결합한 수거 모델을 만들었다. 박혜인 마을언덕사회적협동조합 마을사업팀장은 “종이팩 수거량이 사업 시작 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다만 “시민 자원봉사로 시스템이 유지될 수는 없다”며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이 나서야 지속가능한 재활용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한우리 지구를지키는소소한행동 이사장도 “대학생 자원봉사, 어르신 일자리, 기업 임직원 봉사활동과 연계하는 등 종이팩 회수량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며 “하지만 ‘언제까지 시민들의 힘으로 종이팩을 수거해야 할까?’ 질문이 남았다”고 말했다.

허그림 숲과나눔 캠페이너는 “시민은 변화를 촉발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정치인이 모두 함께해야 한다”며 “앞으로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가 더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는 시민들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어떤 활동보다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입법할 수 있는 여론을 만들어줬으니, 관련 법안을 발의해 꼭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재연 숲과나눔 이사장은 “시민과 이해관계자들이 자발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해 서로의 입장에 공감하면서 연대한 덕분에 종이팩 재활용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시민들이 제시한 대안에 대해 환경부에서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종이팩 재활용 체계가 제도화될 때까지 숲과나눔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2024년 6월 21일 최지은 기자

출처: 더버터 (https://www.thebutter.org/news/articleView.html?idxno=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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