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6회차를 맞은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3월 정책포럼은 ‘종이팩 재활용 촉진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열렸습니다. 종이팩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분리배출 시스템 개선부터 종이팩 재생원료로 만든 제품 시장 활성화까지 현행 법과 제도의 한계는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 짚어보고 논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포럼에도 역시 많은 청중이 참석했고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언론과 산업계의 관심이 높아져 다수의 기자, 관련 협회분들이 함께 했다는 것인데요. 3월 21일(목) 숲과나눔 강당에서 열린 여섯 번째 포럼을 요약·정리한 리포트를 전합니다.
[발제] 종이팩 재활용 촉진을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6차 포럼의 발제는 쓰레기 박사 홍수열 소장님의 발제로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시민들과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수행단 같은 단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종이팩 자원순환 법·제도가 역행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계시죠. 이번 포럼에서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종이팩 자원순환을 저해하는 현행 법과 제도의 빈틈과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조목조목 짚고 개선방안도 제시해주셨습니다.
우선 지난 5차 포럼을 포함 최근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는 ‘보편적인 종이팩 회수체계’로의 개편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발제는 시작되었습니다. 종이팩을 종이(폐지)가 아닌 용기로 간주해야 양질의 종이팩이 폐지에 섞여 재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므로 현재 환경부가 검토 중인 종이팩 별도 분리배출 수거체계가 무산되지 않고 반드시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단, 일반팩/멸균팩으로까지 분리배출할 필요는 없고 종이팩 수거함에 같이 배출하면 플라스틱, 유리병 등과 같이 종이팩 선별업체가 수거하여 선별하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분리배출 지침의 개정이 필요한데 현재는 가. 골판지, 나. 골판지 외 종이류로만 구분되어 있으므로 다. 종이팩을 분리한다면 폐지업체가 아닌 용기 선별업체에서 종이팩을 관리하도록 명확하게 규정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이 외에 종이팩 자원순환 활성화의 법제도적 토대가 되는 ▲폐기물 배출자 재활용 및 분리보관 기준 ▲공공 재활용기반시설 설치·운영지침 ▲분리배출 표시 ▲ EPR 재활용 실적 인정을 전제한 종이팩 재활용 제품 다양화와 지자체 공공구매 촉진 ▲녹색제품 인증에 관한 현행 규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을 설명하고 개선방향을 함께 제안했습니다. 홍수열 소장은 종이팩 재활용율 향상은 자원순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제지업계의 생존과 관련되어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종이팩 재활용율 향상은 국내 재생 종이제품 제조기반 확보로 이어져 가격으로 승부하는 수입 종이제품과의 경쟁에서 국내 제지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토대가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국내 제지산업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부연하며 발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토론 1] 종이팩 재활용 활성화 방안 – 정영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녹색전환지원실 수석연구원
첫 번째 지정토론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정영열 수석연구원님이 녹색제품 구매촉진 활성화를 위한 현행 법제도를 소개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하였습니다. 우선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2조 제5호에 따르면 녹색제품이란 ‘에너지 자원의 투입과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한 제품’으로 환경표지제품, 저탄소제품, 우수재활용제품이 이에 해당됩니다. 공공기관은 녹색제품 의무 구매 책무가 있고 민간 분야는 자발적 구매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종이팩 재생원료 관련 녹색제품 인정 품목은 현재로서는 화장지(재생원료 70% 이상을 사용)만 해당되는데 작년 말 기준 녹색제품 구매실적 중 재생 화장지 실적을 보면 계획한 224억 원 대비 구매는 89억 원, 39.7% 달성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멸균팩 재생제품으로 가장 많이 생산되는 백판지(포장재로 사용)의 경우 일회용 포장재는 녹색제품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환경부 정책방향으로 인해 현재로선 녹색제품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멸균팩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추가 논의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며 토론을 마무리하였습니다.
[토론 2] 멸균팩 재활용 유형에 따른건축자재, 합성목재 등의 유형 추가 – 류정용 강원대학교 종이소재과학전공 교수
국내 펄프제지 전문가로 최근 종이팩 자원순환 연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류정용 교수의 두 번째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류정용 교수는 호주의 황색펄프로 제조한 일반팩과 이를 재생원료로 이용해 생산하는 보드를 예로 들며 발빠른 재활용 기술과 시장의 변화를 법과 제도가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종이팩 자원순환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법과 제도의 한계 뿐 아니라 소비자의 인식(ex. 우유 일반팩 = 백색펄프 = 식품 신선, 위생 이미지)도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종이팩 자원순환 시민활동에서 이 부분의 개선도 함께 이루어지면 좋을 것이라 제언했습니다.
작년 10월 시작해 어느덧 6회차를 맞은 종이팩 정책포럼은 그 동안의 결과를 공유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6월 포럼을 포함 총 3번의 포럼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4월 25일(목) 진행될 7차 포럼은 ‘해외 종이팩 자원순환 성공 사례: 분리배출 체계부터 재활용 기술·제품까지‘를 주제로 열릴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공식 홈페이지(https://cartonsavers.com) 등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 #6 자료집 다운로드 bit.ly/cartonreport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