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단지에 ‘종이팩 전용 수거함’ 생긴다 (2026.01.08 더버터)

기후부, 올 상반기 분리수거 지침 개정
수거·선별·재활용 등 전 과정 정비 추진

올해부터 우유팩·두유팩 등 종이팩이 별도 분리배출 항목으로 분류된다. 공동주택 분리수거장에는 종이팩 전용 수거함이 설치되고, 주민들은 종이팩을 플라스틱·캔·종이·유리류 등과 구분해 버려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의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지침 개정을 상반기 중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맹학균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원순환국 자원재활용과장은 7일 더버터와의 통화에서 “상반기 개정을 목표로 종이팩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분리배출된 종이팩이 원활하게 재활용될 수 있도록 전 과정을 정비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설치된 종이팩 전용 수거함. 서초구와 재단법인 숲과나눔, 한국멸균팩재활용협회, 테트라팩은 지난해 관내 아파트 단지 80곳에 종이팩 수거함을 설치하고 분리배출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사진 숲과나눔]

국감 이후 속도전… 공동주택부터 단계적 확대

종이팩은 겉보기엔 종이지만, 폴리에틸렌(PE) 필름이나 알루미늄층이 덧대진 복합재다. 재활용 공정도 일반 종이류(폐지)와 달라, 종이류와 섞여 배출되면 선별 단계에서 걸러지거나 그대로 소각·매립되는 비율이 높았다. 이에 따라 국내 종이팩 재활용률은 약 14%에 머무는 실정이다. 한 해 배출·유통되는 종이팩 약 7만t 중 1만t 정도만 재활용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이후 종이팩 재활용 체계를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공동주택 적용 시점 등을 묻자 “당초 시범사업을 거쳐 시행할 계획이었지만 전면 시행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며 “현장 계도와 보완을 병행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업계·시민사회 논의에서는 2026년 지자체 시범사업 후 2027년 전국 확대 방안이 거론됐지만 “시범 단계를 두지 말고, 준비가 되는 대로 시행하라”는 장관 지시가 내려오며 일정이 앞당겨졌다는 게 환경 당국의 설명이다.

관건은 ‘배출 이후’의 과정이다. 맹학균 과장은 “전용 수거함을 설치해도 다음 단계가 준비되지 않으면 국민들이 열심히 분리배출을 해도 재활용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수거–선별–재활용–구매로 이어지는 체계를 함께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에는 공동주택(아파트)에 우선 적용할 예정이다. 단독주택은 분리배출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데다, 폐종이팩 물량이 전국에서 한꺼번에 유입되면 선별·재활용 체계가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공동주택에서 시스템을 안정화한 후, 카페ᐧ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과 단독주택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일부 지자체, 선제적 대응 나서

지침 개정 전부터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종이팩 공공수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남시는 올해 시 전역 426개 공동주택(21만1331가구) 단지에 종이팩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기 위해 사업비 2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인식개선 캠페인도 함께 진행한다. 입주민들에게 빨대·비닐과 같은 이물질을 제거한 후, 헹구고 말려 납작하게 배출해 달라고 안내할 예정이다.

경기도 시흥시와 안양시, 전북 전주시에서는 이미 종이팩을 정식 공공수거 품목으로 지정하는 조례를 제정했고, 세종특별자치시도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숲과나눔, 경기환경운동연합, 댓골마을학교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해 종이팩 분리수거에 대한 주민 인식 개선을 위해 제작ᐧ배포한 포스터. [사진 경기환경운동연합]
숲과나눔, 경기환경운동연합, 댓골마을학교 등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지난해 종이팩 분리수거에 대한 주민 인식 개선을 위해 제작ᐧ배포한 포스터. [사진 경기환경운동연합]

종이팩 자원순환 체계 마련을 위한 움직임은 시민사회에서 먼저 시작됐다. 재단법인 숲과나눔은 2023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아파트·마을·학교·카페 등에서 회수모델을 실험하고 정책포럼, 캠페인·교육을 이어왔다. 정부에도 종이팩을 별도 수거품목으로 지정하는 지침 개정과 함께 재활용 인정 범위 확대, 지자체 수거 의무 강화, 재활용 제품 시장 활성화, 분리배출 홍보·인식 개선 등 후속 정책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허그림 숲과나눔 캠페이너는 “시민들이 만든 사례가 공공의 레퍼런스가 된 점에서 이번 지침 개정은 의미가 크다”면서 “종이팩 회수·재활용 체계가 제대로 갖춰진다면 종이팩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품질 좋은 친환경 포장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1월 8일 최지은 기자

출처: 더버터(https://www.thebutter.org/news/articleView.html?idxno=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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