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 개최…’종이팩 재활용률 13%, 반전의 시작’ 주제로 열려
전체 종이팩 재활용률(13%) 중 멸균팩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
멸균팩 비중 갈수록 커지는데…재활용률 높일 방안 고민해야
한국의 종이팩 재활용률은 13%로 바닥을 치고 있는 반면 유럽의 종이팩 재활용률은 65~80% 정도, 특히 벨기에의 경우 99%에 달한다. 아시아권인 대만은 약 70%이다. 그들은 종이팩을 재활용해 화장지는 물론이고 달걀판이나 쇼핑백, 의자, 건축자재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종이팩 재활용률 비율이 높은) 그 비결은 뭘까? 대만은 당국과 지자체, 필러, 수집·재활용업체 등 4개 주체가 하나의 재활용 시스템에 의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4 in 1’ 시스템을 도입해 2005년 10개 시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 후 2006년부터 전역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즉, 정부와 지자체와 기업과 재활용업체 4개 주체가 하나처럼 움직인다. 정책, 시민의식, 시장, 기업의 책무를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조율하면서 재활용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우리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데 왜 종이팩 재활용률은 개선되지 않을까?
2013년 35%에 이르던 종이팩 재활용률은 2014년 26%, 2019년 19%로 꾸준히 하락하다 2022년에는 13.4%로 10년 새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전체 종이팩 재활용률 중 멸균팩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 반면 전체 종이팩 중 멸균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5%에서 2023년 46.4%로 급증했다. 종이팩 회수·재활용체계 기반구축 및 안정화 방안 마련 연구(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에서는 2025년 멸균팩 비중이 51.3%로 절반을 넘어 2027년에는 56.1%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멸균팩 출고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환경부는 멸균팩에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붙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실질적이고도 시급한 노력을 통해 자원순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대반전이 필요한 때이다.
재단법인 숲과나눔과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공동주최하고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하는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정책포럼’이 10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B에서 개최됐다.
‘종이팩 재활용률 13%, 반전의 시작’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종이팩 재활용률 하락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환경부, 시민, 기업 등 주요 주체가 함께 긴밀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첫 번째 발제는 이지현 숲과나눔 사무처장이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 2025’란 주제로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의 지난 활동과 ▲지자체 종이팩 회수모델 개발 ▲정책·제도개선 ▲시민 인식개선 ▲파트너십 등 올해 전개할 사업을 소개했다.
초록열매 종이팩 컬렉티브는 종이팩 자원순환 체계 개선 모델 개발 및 정책화를 목적으로 유리, 스티로폼, 플라스틱, 금속캔 등 타 품목에 비해 재활용률이 현저히 낮은 종이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지자체, 시민사회,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대화와 협력을 통해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창출한다.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진행된 1차 정책포럼에서 총 9회의 토론회를 개최하고 논의를 종합해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현재 제안한 정책의 제도화를 위해 2차 정책포럼을 운영 중이다.
이어 자원순환 전문 기업 HRM 강경모 팀장이 ‘시민·기관과의 종이팩 수거 협업모델 소개 및 개선 방안’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강 팀장은 어떤 방식으로 종이팩을 회수하고 있는지, 자원순환 실천 플랫폼 ‘에코야 얼스’의 자원순환 프로세스와 장점과 혜택 등에 관해 설명한 후 자사와 함께한 시민·기관과의 종이팩 수거 협업 모델 사례를 소개했다.
강 팀장은 ▲ 소비자 인식 및 참여 부족 ▲지속적인 고객 유인 및 인센티브 확대 ▲기업과의 협업 확대 및 비용 절감 방안 마련 등을 지속가능한 종이팩 수거산업의 개선사항으로 제시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황웅환 한국멸균팩재활용협회 사무총장은 ‘멸균팩 회수·재활용 경과와 향후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황 사무총장은 종이팩 분리배출 제도 개선 경과, 멸균팩 회수/재활용 경과, 2024년 멸균팩 회수 및 재활용 현황, 종이팩 재활용사 현황 등에 관해 설명한 후 올해 협회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협회는 올해 주요 활동으로 ▲종이팩 자원순환모델 구축 시범사업(회수) ▲일반팩 멸균팩 선별지원(선별) ▲멸균팩 안정적인 재활용 환경조성(재활용) 등을 추진한다. 또한 △분리배출 △회수 △선별 △재활용 과정의 영상 및 숏폼을 제작 교육용으로 활용하는 등 홍보물 제작 및 캠페인 참여도 할 계획이다.
이날 패널로 참여한 김형준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사무관은 천천히 변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사무관은 “자원재활용법상의 제조자는 재활용 의무 생산자이다. 생산자들이 책임지고 재활용을 해야되는게 제1원칙”이라며 “답답하고 늦어보일지라도 관계자들과 단계 단계 하나하나 세밀하게 검증을 해 나가면서 제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우선 어떤 특정 다량 배출 사업장이랑 해야 되는지 그런 단위 단위 단계부터 확인을 해 나갈 계획이다. 일단 1단계로는 환경부 책임하에 자원재활용법상의 재활용 책임 의무가 있는 제조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다량 배출 사업장에 대해서 스텝 바이 스텝으로 회수 사업을 연계 진행해서 회수율을 높여볼 계획”이라며 “이러한 시범 사업의 효과를 확인한 후에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수거 지침 개정을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환경부는 배출 후에 나오는 회수 선별 재활용도 같이 검토를 하겠지만 생산 과정에서도 종이팩의 재활용률을 저해할 수 있는 부분들을 생산 단계에서 개선할 것”이라며 “빠르면 상반기 내에 시장에서 알루미늄이 없는 제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침 개정에 관해서는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수거 지침을 개정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그건 불특정 다수의 전 국민에게 의무를 부여하는 문제가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김홍구 삼육식품 환경부서 총괄부장은 삼육식품의 멸균팩 회수를 통한 자원순환 모델 구축 사례를 소개했다. 2030년 멸균팩 재활용 70% 이상을 목표로 하는 삼육식품은 ▲동대문구, 천안시 등 지자체와 함께하는 캠페인 및 업무협약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한국멸균팩재활용협회 등 단체와의 업무협약 ▲환경그림대회 수상작 상품 디자인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 동참 ▲친환경 패키징 적용 ▲멸균팩 자원화(선물용 포장재 / 수출용 파렛트) 등 멸균팩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김지현 유어스텝 대표는 “종이팩을 구하는 수많은 활동이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고, 종이팩 재활용에 대한 질문과 자원순환 교육의 필요성과 욕구가 계속 많아지고 있지만 재활용률은 낮아지고 있다”라며 “낮아지는 재활용률과 시스템에 지치지 않도록,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지 않도록 재활용 시스템이 작동한다는, 적어도 작동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응답(신호)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제는 종이팩 재활용의 끊어진 고리를 연결해야 할 때”라며 “제대로 된 종이팩 재활용 시스템의 구축은 자원순환과 재활용 영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성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토론은 숲과나눔 장재연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발제자, 패널, 청중과 함께 종이팩 재활용률 제고를 위한 협업 목표와 실질적인 해결책을 논의했다. 객석의 한 청중은 2023년 경기도의 종이팩 수거 실적 현황을 예로 들며 지자체의 정책(‘깨끗한 경기 만들기’)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환경부에 직접적으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장재연 (재)숲과나눔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종이팩 재활용률이 13%까지 떨어진 현실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에 대한 심각한 경고”라며 “현재 수준의 자원순환체계로는 기후위기 극복이나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이제는 실질적이고도 시급한 노력을 통해 자원순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대반전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종이팩 자원순환 운동은 시민의 관심과 참여에서 시작해 정부와 산업계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는 의미 있는 시민활동 사례”라며 “종이팩 재활용률이 바닥을 치고 있는 이때,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 산업계가 시민의 목소리에 답하고 제도 개선 등을 통해 호응해야 할 때다. 시민들의 모범적인 실천 활동을 정부의 행정과 산업계의 사회적 책임 수행을 통해 뒷받침함으로써 의미 있는 제도적 변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2025년 2월 12일 이진백 기자
출처: 라이프인 (https://www.lifein.news/news/articleView.html?idxno=18525)